정호승님의 시 "풍경달다" 풍경달다/정호승 운주사 와불님을 뵙고 돌아오는 길에 그대가슴 처마끝에 풍경을 달고 돌아왔다 먼데서 바람 불어와 풍경소리 들리면 보고싶은 내 마음이 찾아간둘 알아라 좋은시 2014.09.02
나태주의 "강아지풀에게 인사" 강아지풀에게 인사 나태주 혼자 노는날 강아지풀한테 가 인사를 한다 안녕! 강아지풀들이 사르르 꼬리를 흔든다 너도 혼자서 노는거니? 다시 사르르 꼬리를 흔든다 좋은시 2014.09.02
나태주의 "추억" 추억 나태주 어디라도 없이 문득 길 떠나고픈 마음이 있다 누구라도 없이 울컥 만나고픈 얼굴이 있다 반드시 까닭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분명히 할말이 있었던 것은 더욱 아니다 푸른 풀밭이 자라서 가슴속에 붉은 꽃들이 피어서 간절히 머리 조아려 그걸 한사코 보여주고 싶던 시절이 .. 좋은시 2014.09.02
백석 시 백석/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뱁새)우.. 좋은시 2014.08.20
추어탕을 먹는 오후 추어탕을 먹는 오후 김 수 복 함양 시외버스 정류장 옆 송월식당 주인 조준영 할머니가 끓인 추어탕 맛에선 가을 초승달의 발소리가 들린다. 달이 지나가는 우물 속으로 풍덩 던지던 두레박 소리도 가도 가도 끝없이 들리던 추억의 소리가 숨은 뒤안길도 있다. 두고 온 절망의 뒷모습도 .. 좋은시 2014.07.09
몽혼 몽 혼 -이옥봉- 근래안부문여하(近來安否問如何) 요즘 안부를 당신 잘 계시온지요. 월도사창첨한다(月到紗窓尖恨多) 달비친 비단 창가에 제 슬픔이 깊습니다. 약사몽혼행유적(若使夢魂(行有(跡) 만약 꿈속의 혼이 다닌 발자국이 남는다면 문전석로반성사(門前石(路半成沙) 당신집 문 앞 .. 좋은시 2014.06.03
김용택 시인의 먼산 먼산 -김용택 그대에게 나는 지금 먼산입니다 산도 꽃피고 잎피는 산이 아니라 산국 단풍 물든산이 아니라 그냥 먼 산입니다 꽃피는지 단풍지는지 당신은 잘 모르는 그냥 나는 그대를 향한 그리운 먼 산입니다. 좋은시 2014.06.03
김용택 시인의 푸른나무 푸른나무 -김용택- 막 잎 피어나는 푸른나무 아래 지나면 왜 이렇게 그대가 보고 싶고 그리운지 작은 실가지에 바람이라도 불면 왜 이렇게 나는 그대에게 가 닿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지 생각에서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고 암만 그대 떠 올려도 목 마르는 이 푸르러지는 나무 아래 좋은시 2014.06.03
진묵대사 오도시 진묵대사(1562~1633)의 오도시 하늘을 이불, 땅을 요,산은 베개, 달은 등잔 구름은 병풍이오 바다로 술잔하여 거나하게 취한끝에 일어서 춤추려하니 긴소매자락이 곤륜산에 걸릴까 하노라 좋은시 2014.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