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상 초상(肖像) - 조병화 - 내가 맨처음 그대를 보았을 땐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지요. 두번째 그대를 보았을땐 사랑하고 싶어졌지요. 번화한 거리에 내가 다시 그대를 보았을땐 남 모르게 호사스런 고독을 느꼈지요. 그리하여 마지막 내가 그대를 만났을땐 아주 잊어 버리자.. 좋은시 2013.06.06
너에게 너에게 - 신동엽 - 나 돌아가는 날 너는 와서 살아라 두고 가지못할 차마 소중한 사람. 나 돌아가는날 너는 와서 살아라 묵은 순 터 새 눈 돋듯 허구 많은 자연중 너는 이 근처와 살아라 좋은시 2013.05.22
참새의 얼굴 참새의 얼굴 얘기가 하고싶은 얼굴을 하고 참새가 한마리 기웃거린다 참새의 얼굴을 자세히 보라 모두들 얘기가 하고 싶은 얼굴이다 아무래도 참새는 할 얘기가 있나보다 모두 쓸쓸하게 고개를 꼬고서 얘기를 하고 싶은 얼굴이다 -박목월- 참새 가을 지난 마당은 하이얀 종이 참새들이 .. 좋은시 2013.05.19
시작도 끝도 없이 시작도 끝도 없이 아픔은 언제나 가장 가까운 사람에서 오고 모든 슬픔도 또한 마찬가지 만신창이일지라도 상처라 이름짓지 말고 살아온 흔적의 고운 무늬라고 생각할 일 시작도 끝도 없이 강건너 강 산넘어 또 산이니 바람불고 비오고 눈 날리어 떠나고 남은 빈자리에 남은것 하나없는 .. 좋은시 2013.05.19
참좋은당신 참좋은당신 어느 봄날 당신의 사랑으로 응달지던 내 뒤란에 햇빛이 들이치는 기쁨을 나는 보았습니다 아둠속에서 사랑의 불가로 나를 가만히 불러내신 당신은 어둠을 건너온 자만이 만들 수 있는 밝고 환한 빛으로 내앞에 서서 들꽃처럼 깨끗하게 웃지요 아, 생각만 해도 참좋은당신 - .. 좋은시 2013.05.18
빗장 빗장 -김용택- 내 마음이 당신을 향해 언제 열렸는지 서럽기만 합니다 가만히 있을수가 없어 논둑길을 마구 달려 보지만 내달아도 내 달아도 속떨림을 멈추지 않습니다 하루종일 시도 때도 없이 곳곳에서 떠올라 비켜주지 않는 당신 얼굴 때문에 어쩔줄 모르겠어요 무얼 잡은 손이 마구 .. 좋은시 2013.05.18
푸른나무 푸른나무 막 잎 피어나는 푸른나무 아래 지나면 왜 이렇게 그대가 보고 싶고 그리운지 작은 실가지에 바람이라도 불면 왜 이렇게 나는 그대에게 가 닿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지는지 생각에서 돌아서면 다시 생각나고 암만 그대 떠 올려도 목 마르는 이 푸르러지는 나무 아래 -김용택- 좋은시 2013.05.18
부르면 혼자 오시겠어요? 부르면 혼자 오시겠어요? 어두워져 가는데 혼자 올수 있으세요? 빽빽한 숲을 헤치고 얼음들판을 지나 캄캄한 세월의 강을 건너 나에게 오세요. 겨울동백 만발한 이 산속의 정원으로 오세요. 촟불을 켜고 기다립니다. 너는 나에게 어서 오세요. 옷소매를 깁다가 낮은 노래를 부릅니다. 오.. 좋은시 2013.05.16
산에 살어 산에살어 먼첩첩 열굽이 꽃골짜기 돌아든곳 내가 온 곳을 따라 너도 오라 숙아 머리에는 고운 산꽃을 따 달어 이브처럼 꾸미고 한아름 붉은 꽃을 가슴에 안고 새처럼 사뿐히 달려오듯 내게 오라 숙아 화장도 생활도 풍속도 버리고 여기 먼 아무도 없는 골에 천년을 산에 살러내게 오라 숙.. 좋은시 2013.05.01
아,진달래 아, 진달래 아무리 감추려 해도 감출수가 없네 마음속에 자꾸 커가는 이 짓붉은 사랑 무더기로 피어나 나를 흔드네 내 살아 너를 사랑한다는것이 이리도 가슴 뛰는 일이네 내 살아 너를 훔쳐 볼수 있다는 것이 이리도 숨막히는 슬픔이었네 파도치는 내마음 감춘다는건 말장난 아, 진달래 .. 좋은시 2013.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