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피나무 :운향과이며, 갈잎떨기나무로 가지에 2장씩 마주나는 잎은 긴 잎자루에 9~13개의 타원형 쪽잎이 홀수깃모양겹잎으로 쪽잎은 달걀모양이다. 꽃은 5~6월에 짧은 곁가지 끝에서 자란 꽃대에 자잘한 연노란색 꽃이 모여 피는 암수딴그루이다. 동그란 열매는 9월에 적갈색으로 익으면서 벌어지게 되고 속에서 검은색의 윤기 있는 열매가 나온다.
잎과 열매에 강한 향기를 갖고 있는 초피나무는 재피, 지피, 산초, 진초, 좀피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초피나무와 닮은 것으로 산초나무가 있는데, 일본인들이 초피나무를 산초나무로 부르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산초라고 부르는 것이 국제 통용어가 되었다. 그러나 산초와 초피는 모양이나 쓰임새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부분들이 있는 구별되는 나무들이다.
두 나무는 서식지역부터 차이가 있다. 초피나무는 남부지방과 일부 중부해안지방까지 서식하는 반면 산초나무는 중부지방에서 서식하고 있다. 두 나무의 꽃이 피는 시기도 서로 다른데, 초피나무는 봄에 꽃을 피우는데 반해 산초나무는 가을(8~9월)에 꽃을 피운다. 잎과 가지에서도 차이점을 보이는데, 두 나무 모두 잎에 톱니모양을 하고는 있지만 초피나무는 잎 가장자리가 물결모양의 톱니사이에 선점이 있어 짙은 향기를 내며, 산초나무는 톱니가 있지만 작은 톱니모양이어서 톱니모양이 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또한 초피나무는 가시가 마주나기 형태이나 산초나무의 가시는 어긋나기인 차이점이 있다. 초피나무와 산초나무는 우리 식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우리민족의 음식문화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며, 서양에서 들여온 허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나무이다. 음식의 향신료와 추어탕, 어탕의 맛을 내는 독특한 첨가물로, 생선의 비린내를 없애주고 장아찌로 가공하기도 하고, 어린잎은 차로 만들어 먹기도 하며, 줄기는 감주를 만드는데 사용하면 독특한 초피향을 음미할 수 있다.
민간 신앙에서는 진한 향기와 억센 가시때문에 벽사의 나무라고 생각하고 매운맛(산시울 성분)이 나쁜 기운을 쫓아낸다고 믿었다고 한다. 모기가 싫어하는 향기 때문에 숲속에 가면 초피나무나 산초나무 잎줄기 몇 개를 꽂거나 묶어주면 모기의 접근을 막을 수 있기도 하다. 초피나무에 있는 산시울이라는 성분은 국소마취가 가능하고 살충효과가 있으며, 생선독 중독을 해독하는 의약품을 만드는데 사용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