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풀: 장미과이며 여러해살이풀로 식물체에는 털이 없다. 줄기에 어긋나는 타원형의 잎은 잎자루가 길며, 9~13개의 작은 잎은 긴 타원형으로 끝이 둥글고, 밑은 심장모양이거나 둥글고 가장자리는 거친 톱니모양이다. 꽃은 7~9월에 줄기 끝이나 가지 끝에서 긴 원통형이나 머리모양의 검붉은색 꽃이 핀다. 열매는 10월에 익으며 모서리를 따라 날개가 있고 겉면은 갈색이고 꽃받침으로 싸여 있다.
오이풀은 잎을 잘라서 손으로 비벼보면 오이향이 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으로 진짜 오이보다 더 진한 향을 갖고 있으며, 가는오이풀, 양승마수박풀, 수박풀, 외순나물이라고도 불린다. 어린시절 시골에서 아이들이 모일 때 놀을 거리가 부족하다 보니 오이풀 같은 것도 놀이의 소재가 되기도 하였다.
오이풀 이파리를 줄기채 뜯어서 손바닥에 탁탁 때리면서 ‘오이냄새 나라’하면 오이냄새가 나고, ‘수박냄새가 나라’하면 수박냄새가 나고, ‘참외냄새가 나라’하면 참외냄새가 났던 기억이 난다. 장마철이나 비가 온 후에 오이풀을 보면 마치 사람이 일부러 잎의 가장자리에 물방울을 하나씩 달아놓은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대부분은 잘 모르고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지만 눈썰미가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경험하였을 것이다. 이 현상을‘일액현상’이라고 하는데, 일액현상은 식물에서 과포화된 물이 수공으로 밀려나온 현상을 말하며, 식물체내 너무 물이 많게 되면 잎의 가장자리에 있는 수공에서 수분을 액체상태로 배출하게 된다. 기공을 통해 기체상태로 확산되는 증산작용과는 다르다.
식물들이 몸에 남는 물을 이파리를 통해 배출하는 것이니, 사람이 배출하는 소변과 마찬가지이다. 일액현상은 식물들의 자기비움으로 자기 안에 쌓아놓지 않는 모습이다. 식물에는 이러한 일액현상이 일어나는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속새, 쇠뜨기, 찔레나무, 매발톱, 오이풀, 가락지나물, 참취 등 많지만 일액현상이 가장 아름다운 것이 바로 오이풀이다.
오이풀 꽃은 모양이 독특하다. 마치 젖꼭지처럼 생긴 자주색 꽃이 긴 꽃자루 끝에서 동글게 뭉쳐 핀다. 대개의 꽃들이 아래서부터 위로 피어 올라가지만, 오이풀은 위에서부터 아래로 꽃이 피는 것이 특징이다. 오이풀 꽃은 화려하지는 않지만 그 생김새가 독특하여 꽃꽂이 재료로 사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