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꽃)

초롱꽃

대봉산 2015. 9. 14. 16:14

그리스신화 속 황금사과나무 지키던 ‘캄파눌라’ 환생 꽃
새색시 꽃가마·양반 행차 시 앞길 밝혀주던 꽃 ‘청사초롱’

초롱꽃:초롱꽃과이다. 여러해살이풀로 뿌리잎은 긴 잎자루가 있는 달걀꼴 심장형이고, 줄기잎은 어긋난다. 잎 모양은 달걀모양으로 가장자리에 불규칙한 톱니가 있다. 꽃은 6~8월에 줄기 또는 가지 끝에서 흰색 혹은 연한 홍자색의 종모양 꽃이 아래로 달린다. 9월에 익는 열매는 삭과로 거꾸로 선 달걀모양이며, 편평하고 모서리가 있다.

 

 


초롱꽃
은 꽃의 생김새가 옛날 전기가 없던 시절 불을 밝히던 초롱과 모양이 비슷해서 초롱꽃으로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파스텔톤의 초롱꽃을 보고 있으면 순수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기다란 종 모양의 꽃은 조금이라도 건드리거나 사물에 부딪히면 훼손될 것 같은 보물처럼 아름다운 모습이다.

햇살에 비치는 꽃송이는 마치 남몰래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러 가는 양반 댁 처자가 밤길을 밝히는 초롱불을 연상케 한다. 초롱꽃 표면은 미색과 연분홍색, 연녹색, 자주색 등의 은은한 파스텔톤의 색을 내고 있으며,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더 진하고 아름다운 무늬점으로 가득한 속에서 하얀 꽃술이 혓바닥을 내밀고 있는 것 같다.

꽃 속은 마치 무수한 별들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 같은 모습이다. 하나같이 밑을 내려다보고 있는 꽃들이 안쓰러워 꽃송이를 모두 들어주면 나팔을 부는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리스 신화와 관련해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다. 저녁의 아가씨들이라는 이름을 가진 신 헤스페리데스(Hesperides)의 딸인 캄파눌라(Campanula)는 헤라와 제우스가 결혼할 때 대지의 신으로부터 선물 받은 황금사과나무를 지키는 공원지기였다.

어느 날 이 사과나무를 훔치러 온 도적들을 발견한 캄파눌라는 공원을 지키는 머리 100개 달린 용 라돈에게 이 사실을 알리려고 은종을 울렸다. 종소리를 듣고 용 라돈이 오는 것을 본 도둑들은 깜짝 놀라 캄파눌라를 칼로 죽이고 도망을 쳤지만 결국 라돈에게 붙잡혀 죽었다. 꽃의 여신 플로라(Flora)는 자신의 의무를 죽음으로 다한 캄파눌라(Campanula)를 가엾게 여기고 아름다운 꽃으로 환생케 하였는데, 그 꽃이 초롱꽃이며, 그 꽃의 학명이 캄파눌라(Campanula)가 되었다고 한다.

우리 대소사에 함께해 빠질 수 없는 것이 초롱불이다. 자신을 길러준 부모 곁을 떠나 얼굴도 모르는 낭군을 따라 시집가는 새색시의 꽃가마의 앞길을 청사초롱이 밝혀주는 것이 우리의 풍습이었으며, 결혼 전 함진아비의 앞을 밝혀주는 것도 청사초롱이다. 또한 양반의 행차를 폼나게 만들어주는 것 역시 청사초롱인데, 한민족의 청사초롱을 빼어 닮은 것이 바로 초롱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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