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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중국굴피나무-어린열매껍질 벗기면 골초로 오해받아

대봉산 2010. 11. 24. 23:45

[씨알여행101]중국굴피나무...껍질 벗기면 골초로 오해받아
2010 년 08 월 02 일 월10:46:07 데일리전북

풀과 나무의 열매나 씨를 조사하다보면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중국굴피나무도 그런 체험을 하게 한 나무 중의 하나다. 다른 풀과 나무처럼 열매와 씨를 조사하려고 덜 익은 어린열매 껍질을 벗겨보았다. 조사를 마치고 평소와 같이 별다른 생각 없이 손을 씻었다.

   
 
   
 
손에 묻은 더러움이 그대로 남았다. 손가락이 더러워 다시 씻었으나 여전히 손톱 밑은 새까맣고 손끝은 누렇게 지저분했다. 검누렇게 물든 모습은 영락없이 니코틴이 벤 골초왕의 오래된 지저분한 손 같았다.

그것은 비누칠을 하여 때밀이 수건으로 수십 번을 닦고 씻어도 씻어지지 않았다. 4일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았다. 하는 수 없어 손가락을 물에 불린 다음 지저분한 부위를 깔로 긁어냈다.

   
    부서진 알갱이
 
   
  니코틴에 물든 듯한 손톱
   
 
 
 
그래도 흔적이 남아 있었다. 누군가가 이렇게 지저분하게 물들게 하는 성분은 무엇이며, 이렇게 살에 물이 들고 지워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연구하여 실생활에 활용하였으면 한다.

중국굴피나무는 중국이 원산지인 외래종으로 수많은 씨를 생산하여 스스로 대량 번식이 가능하고 생육이 왕성하여 산지녹화에는 도움이 된다.

그러나 키가 크고 그늘을 많이 만들어 다른 나무의 생육을 저해하기도 하고 하천변에 잘 자라 물의 흐름 속도를 떨어뜨려 퇴적층을 만들어 하천의 지형을 바꾸는 등으로 생태계를 어지럽히기도 한다.

이런 까닭으로 산림청에서는 광릉 숲의 생태계를 잘 보존하기 위하여 2007년, 2008년에 숲 주변의 하천을 중심으로 중국굴피나무를 제거한 바도 있다. 이 나무는 잎이 깃꼴겹잎(羽狀複葉)으로 작은 잎이 붙는 엽축(葉軸)에 날개가 달려 있고, 길게 축 늘어진 열매이삭에 파리모양의 열매가 다닥다닥 붙어 있어 쉽게 알아볼 수 있다.

열매는 날개열매(翅果)로 파리를 닮았다. 콩알 같은 둥근 머리 양쪽에 긴 타원형의 날개 2개가 약 30도 각도로 벌어져 붙어 있다. 등 쪽에서 보면 파리가 날개를 벌리고 고개를 푹 숙인 모습이고 안 쪽에서 보면 뒤집어진 파리 같다.

날개에는 여러 개의 세로줄이 주름져 나 있다. 날개는 길이 1.0~1.7cm, 너비 4.0~6.5㎜, 두께 0.1㎜정도다. 열매 위 끝에는 3갈래의 암술대와 4개의 꽃받침이 붙어 있다. 열매는 이삭줄기에 달려 있는데, 이삭길이는 15~30cm나 되며 수십 개의 열매가 달린다.

열매가 익었을 때 이삭은 마치 시골에서 파리를 잡기 위하여 천정 등에 붙여 놓은 파리끈적이에 새까맣게 파리가 붙은 모습을 연상하게 한다. 열매가 떨어지면 이삭줄기에는 열매가 떨어진 자욱이 나무 가지의 엽흔(葉痕)처럼 선명하다. 열매자루는 없다.

   
 
   
 
색은 초기에는 녹색이며 익으면 갈색이나 암갈색이 된다. 크기는 머리부위는 지름 6.5~7.5㎜이나 길이가 다소 긴 둥근꼴 타원형이 많다. 날개를 포함한 전체 길이는 1.5~2.5cm이다. 광택은 없으며 겉은 매끄럽지 않고 5~6개의 능각과 골이 있어 약간 오돌토돌 하기도 하다. 물에 뜬다.

열매는 익어도 껍질이 벌어지지 않는다. 껍질은 겉껍질(外皮)과 가운데 껍질(中皮), 속껍질(內皮)로 되어 있다. 겉껍질은 아주 얇아 0.1㎜ 미만이며 잘 벗겨지지 않고 긁으면 부스러기나 가루로 긁혀 나온다. 가운데 껍질은 거의 구분이 안 된다.

속껍질은 호두처럼 단단하고 딱딱하며 두께가 1~3㎜이다. 겉껍질과 속껍질 사이에는 위 끝 암술대에서 아래로 여러 가닥의 가는 실이 뻗어 있다. 열매에는 1개 씨가 들어 있다.

씨는 호두 씨처럼 생겼으나 복잡하지 않고 십자형이나 X자형 또는 T자형으로 단순하다. 색은 연한 갈색이며 씨 껍질은 얇고 부드러운 편이며 두께는 0.1㎜미만이다. 크기는 길이 1~3㎜, 두께 1㎜정도다. 광택은 없다.

그러나 껍질을 벗기면 알갱이는 희거나 유백색으로 기름기나 윤기가 있어 보인다. 맛은 호두 맛과 비슷하여 고소하나 양이 너무 적어 먹을 게 거의 없다. 껍질을 벗긴 것은 물에 가라앉는다.

연인과 데이트를 하다가 파리모양 같이 생겨 신기하다며 어린 열매를 따서 껍질을 함부로 벗길 일이 아니다. 잘못하다간 지저분해진 손가락을 보고 골초로 오해받고 기분이 잡칠 수도 있어서다. 모를 때는 어쩔 수 없지만 이제 알았으니 그런 어리석음(愚)을 범하지 않아도 된다. 알고도 잘못을 저지르는 이보다 더 큰 바보는 없다.

출처 : 희망과 행복의 샘
글쓴이 : futureopener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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