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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나무에 얽힌 이런 저런 이야기

대봉산 2015. 8. 28. 14:41

 
나무에 얽힌 사연들
 
우리 민족은 한웅천왕이 신단수 아래로 내려와 신시를 열면서부터 나무에 대한 외경심이 생겨났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외경심은 신목이 되어 인간들에게 재앙을 막아주는 구실과 아울러 복을 주는 목신으로 존재하여 왔다.
이렇게 나무가 목신으로 존재하게 된 이유는 나무는 하늘로 솟아 있기에 하늘로 통하는 연결고리로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즉, 신이 강림하는 통로이기도 하고 인간이 신에게 다가갈 수 있는 유일한 길로 여겼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수목숭배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있다.
특히 우리민족은 나무에 대한 외경심이 대단하여 서낭제를 지내기도 하는데, 지금 지방에 많이 존재하고 있는 당산나무, 서낭나무가 그 좋은 예라 하겠다. 또 잎 · 꽃 · 과일을 맺는 힘을 주술적으로 여겼는지도 모른다.
나무를 신격화한 이야기는 <삼국유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수로부인을 빼앗아간 해룡(海龍)에게 버들가지를 꺾어 노래 불러 되찾았다는 기록이다.
또 벼락 맞은 대추나무에 벽사의 의미를 부여하여 부적을 만들거나 그 나무를 그냥 몸에 지녀도 나쁜 기운이 사라진다고 믿었다. 
제주도 우도에서 자란 소나무 또한 사귀를 물리친다고 믿었기 때문에 해송으로 비녀나 칼자루, 단추 등을 만들어 몸에 지니고 다녔는데 아주 비싸게 팔렸다고 한다.
집안에 금기사항으로 담장에 찔레나무를 심으면 호랑이가 다칠까 염려된다고 하였고, 복숭아나무는 조상의 영혼까지 쫓아 버릴까봐 집안에 심지 않았다.
자귀나무는 부부간의 애정이 더해진다고 믿었고, 엄나무는 나쁜 귀신을 물리치며 석류나무는 자손이 많다고 했다.


● 향 나 무
모든 제사와 무속·불교의 종교의식은 향을 사루며 시작된다. 향을 사루어 초혼·강신한다.
신이 강림하여 좌정할 수 있는 순수공간을 만들고, 영혼이 향내 나는 곳으로 찾아오게 한다.
향의 냄새와 연기는 신과 통신하는 수단이다. 또 정화하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씻김굿이나 송장 염을 할 때 반드시 향물로 씻어내고 또 염을 한다. 이승에서 미쳐 털어내지 못하고 묻어 따라온 모든 것을 씻어내는 의식이다.
이렇게 향물은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고 믿었기 때문에, 향물로 땅이나 사람 그리고 사물에 뿌리며 정화의식을 하기도 하였다.
지금도 초상 치른 가족이나 상가에 다녀온 사람은 몸을 깨끗이 하는 의미와 상가에서 따라 온 나쁜 기운 즉 ‘상문살’을 막기 위하여 향물로 목욕을 한다.
향은 악취가 심한 인도에서 가장 발달하였다고 한다.
향의 연기와 냄새가 가득한 공간은 신성한 곳임을 나타내기도 한다.
향의 냄새는 악취를 제거하므로 액과 부정을 막을 수 있다고 믿었다.
알렉산더대왕이 연인에게 향을 선물하기 위해 인도까지 진격했다는 이야기도 있듯이 그 시대에서는 향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는 모양이다.
향나무는 사철푸른 나무로 잎사귀는 바늘처럼 뾰족하기에 사귀를 쫓는다고 믿었기에 사찰이나 무덤 앞에 향나무를 많이 심은 것이 아닌가 한다.
우리조상들은 피부병, 비듬, 백설풍, 습진, 무좀, 동토병과 주당살과 상문살(喪門殺) 등에 향나무를 이용하여 물리쳤다.  한 
한웅천왕이 하늘에서 3천의 무리를 이끌고 '신단수' 나무 아래로 내려와서 신시를 열었다.
‘신단수’의 ‘단’은 바로 향나무를 의미하는 것으로 자단, 백단 등의 향나무에서 찾아볼 수 있다.  
곰과 호랑이가 인간이 되기 위하여 동굴 속에서 100일 동안 먹고 지낸 쑥과 마늘도 서양에서는 허브의 주요 향 식물지만, 쑥은 여자에게 좋은 식물이고, 마늘은 남자에게 이로운 식물로 음양의 조화를 의미하기도 한다.
고려시대 조작인 "향도"는 후손들에게 향을 전해주기 위하여 국토의 신성한 곳을 찾아다니며 향을 묻는 일을 담당하도록 했다.
좋은 향을 만드는 일은 조선시대에도 계속되었는데 "향군사" 라는 전담병사까지 두어 침향을 만드는 일에 전념하도록 하였다. 
 
● 오 동 나 무
오동나무는 봉황이 내려앉는 나무라고 여겨 상서로움의 상징이었다. 또 우아한 선비의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에 서당과 서재 부근에 심었다. 
우리 민족은 아들을 낳으면 선산에 소나무를 심고, 딸을 낳으면 텃밭 두렁에 오동나무를 심었다.
관은 소나무 관이, 장롱이나 거문고 통은 오동나무로 만들었는데 오동나무는 가볍고 물에 잘 젖지 않는 고급 목재였기 때문이다.  
옛날부터 아버지 상(喪)을 당하면 대나무 지팡이를 짚고, 어머니 상을 당하면 오동나무나 버드나무 지팡이를 네모로 깎아 짚었다고 한다.
대나무는 둥글므로<○> 하늘을 상징하고 하늘은 양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오동나무나 버드나무를 사각형으로 깎아<□> 사용하는 것은 땅, 즉 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한다.
또 대나무는 속이 비어 있고, 오동나무나 버드나무는 가벼워 벌레가 깔려도 죽지 않는다.
부모 상(喪)에 작은 미물 한 마리도 죽이지 않으려는 지극한 마음가짐이다.

 

● 대 나 무
<삼국유사>에 보면
“신라 14대 유리왕 때, 이서국의 침략을 받았는데, 난데없는 구원병이 나타나 승리로 이끌었다.
이 구원병들은 모두 대나무 잎 신인(神印)을 달았는데, 전투가 끝나자 모두 사라졌다.
유리왕이 아버지 미추왕 능 앞에 가보니 대나무 잎사귀만 소복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신라 신문왕이 ‘이현대’에 거동을 했다. 거북 같은 산 위에 솟은 한줄기 대나무가 낮에는 둘이 되고 밤에는 하나로 합해졌다. 용신인 문무대왕과 천신인 김유신 장군이 합심하여 나라를 지키는 큰 보물을 내리라는 심부름을 보내서 왔다는 용은 이 대나무를 잘라 만든 피리를 불면 나라가 화평할 것이다. 라고 하였고 이 대나무로 만든 피리가 바로 신라 호국의 신물인 만파식적(萬波息笛)이다.
이 피리를 불면 적병이 물러가고, 병도 물러가며, 가물 때 비가 오고, 비올 때는 개이며,
성난 파도는 잠잠해졌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상고시대의 피리는 단순한 악기가 아니고 신물과 도량형으로 많이 등장한다.
만파식적이 승화되어 범종의 음관(음통)이 되었다.
강릉 낙산의 관음굴에서 7일 기도 끝에 동해용으로부터 여의주를 얻고, 다시 7일 기도로 부처님 진신(眞身)을 보며 계시를 받았다.
부처님께서 손가락질한 곳에 쌍죽(雙竹)이 솟았고, 그 곳에 절을 지으라는 전설이『낙산사 창사연기(創寺緣起)』 쌍죽의 계시였다.
대나무는 무교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신목이고 신대이다.
하늘로 마디마디 솟아 하늘로 접근하는 주력과 생기, 신과 통신하는 교통수단으로 이해했다. 특히 남쪽지방의 무당들은 굿을 할 때 반드시 대나무를 신과 접신하는 도구로 사용한다. 또 무당 집 대문 앞에 천왕대라고 하여 대나무를 길게 세워두고 천을 메달아 두기도 한다.
지금은 우리나라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풍경이지만 일본은 널리 퍼져있는 정초의 행사로  귀신을 쫓고 복을 받기 위해 첫새벽에 문 밖에서 대나무를 세워두거나 태웠다.
태우는 행위는 속이 비어 불에 타면서 요란한 소리를 내기 때문에 귀신이 달아난다는 것으로 중국에서는 폭죽으로 변하였다.  
불교에서 대가지는 관세음보살의 자비의 상징이고 수행자의 경책 신호용으로 죽비를 사용한다.
 
● 소 나 무
지구상의 나무 가운데 버드나무가 제일 먼저 생겨났고, 다음이 소나무였다고 한다.
마을 수호의 동신 · 산신목(山神木)은 대개 소나무가 많다.
소나무 또한 잎이 바늘처럼 생겨 귀신이 접근을 못하는 신성한 나무라고 생각했다.
신성한 나무라 여기기 때문에 무당들이 신과 접신하거나 부정을 칠 때 소나무를 많이 사용한다. 즉, 소나무는 액막이와 정화의 나무이다.
동제 때 신당 · 술도가집 · 공동우물 · 마을 어귀에 금줄을 친다. 금줄에는 백지와 솔가지를 꿰어둔다.
솔잎은 바늘처럼 뾰족하므로 잡귀나 부정을 막아 제(祭)의 공간을 정화하고, 신성화시켜 주기 때문이다. 또한 정월 대보름 전후에 솔가지를 문에 걸어놓고
동지에 팥죽을 쑤어 삼신, 성주신께 빌고 솔잎으로 팥죽을 사방에 뿌린다.
출산과 장독에 치는 금줄에도 숯 · 고추 · 솔가지 · 소지를 끼워 놓는다.
아기가 아프면 삼신할머니께 빌기 전에 정화수를 바가지에 떠서 솔잎으로 방안 네 귀퉁이에 뿌렸다. 이 의식은 황해도 굿에서 널리 행해지는데 바로 <천수치기>라고 한다.
이 <천수치기>는 부정한 것을 물리치고, 행운과 건강을 기원하는 것으로 몽골과 티벳, 인도 등에서도 널리 행하여지고 있다.
물을 신성한 것으로 여긴 결과다. 물이 하늘로 올라가면 천상수고, 땅으로 내려오면 감로수가 된다.
사찰 · 무덤 주변에 소나무를 많이 심는다. 이 도래솔은 묘지 속의 영혼을 고이 잠재우고, 키 큰 도래솔을 타고 하늘 좋은 곳으로 가라는 의미이다.
소나무는 십장생의 하나로 도교에선 장생불사, 유교에선 의인 · 절개 · 지조를 나타낸다.
성주풀이의 성조신도 소나무이다. 소나무는 우리 민족의 심성이다.
 
● 버드나무
버드나무는 지구상에서 처음으로 생겨난 나무라고 한다. 버드나무는 물가 어디서나 잘 자라고 생명력이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버들잎은 칼날처럼 날카롭고 뾰족해 장군의 칼 같기에 벽사의 의미가 있다고 믿어 왔다.
옛날 학질에 걸리면 환자의 나이만큼 버들잎을 따서 편지봉투에 넣고 '유생원댁(柳生員宅) 입납(入納)'이라 써서 큰길에 버리면 그 봉투를 줍거나 밟은 사람이 대신 앓게 되어 병이 낫는다고 했다.
청명  ·한식에 버드나무를 깎아 불을 피워 각 관청에 나눠주었다.
재생 · 벽사의 버드나무로 불을 댕겨 사귀를 없애고 새봄을 맞이하려는 뜻이다.
수양버들은 섬세한 여인의 아름다움이다. 화류(花柳)의 여인이다. 사내들의 재생 · 살맛이다.
고구려 동명성왕의 어머니는 유화(柳花)였다.
김삿갓이 양반집 상가에서 지어 준 시(詩)가 “버들버들 떨다가 꼿꼿이 죽었다.”는 의미로 '柳柳花花'였다.
수양버들 늘어진 물가에 도깨비가 자주 나타나고 상(喪)당한 여인의 풀어헤친 머리가 연상되기에 울안에는 심지 않았다.
몽골에서는 버드나무를 신목으로 섬기고 있다.
불교에서는 대자대비 관세음보살 33 현신(現身) 중 제1위가 양류관음이다.
왼손을 왼쪽 가슴에 대고 오른손으로 버들가지를 들고 있다.
버들가지가 실바람에 나부끼듯 미천한 중생의 작은 소원에도 귀 기울려 듣는 보살의 자비실천의 의미이다.
관세음보살 정병속의 감로수를 버들가지로 중생들에게 뿌린다.

 

● 은 행 나 무
옛날부터 은행나무를 오리발나무라 했다.
오리는 하늘을 날고, 땅을 걸으며 물을 가르기에 삼계(三界)를 왕래하는 영물로 받들었다.
솟대 위의 새가 오리이다. 오리는 삼신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오리는 새 중의 새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오리를 한자로 압鴨이라 한다. 새 조鳥 자 앞에 육십갑자의 첫 글자인 갑甲을 붙였다.
고구려의 주몽이 험한 홍수를 압마(鴨馬: 오리말)로 타고 넘었다고 한다. 오리가 앉은 솟대는 신성한 곳을 의미한다. 
그래서 천지신명께 소원성취 제사를 모시거나, 불교의 각종 재을 모실 때는 은행 알은 반드시 제상에 올린다.
은행은 바로 오리를 의미하고 오리는 바로 삼신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은행잎이 오리발처럼 생겼다. 신과의 매개체와 연결고리로 원시적 사고는 매우 합리적이다.
불교도 부처님의 손발이 오리 · 기러기발이라고 32상 80종 호에 나온다.
유교도 공자께서 은행나무 아래에서 제자들을 가르쳤기에 명륜당 · 향교에 은행나무를 심었다.
중국은 오리고기를 닭고기보다 우위로 여겼지만
우리나라는 "오리고기를 먹으면 바람기가 생긴다."
"닭 잡아먹고  오리발 내 민다." 하여 오리발은 속임수로 여겼다.
지금도 명분을 세워서 주는 금품을 오리발 이라한다.
천리를 이동하며 신과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던 신성한 오리가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하게 된 것은 또 하나의 문화 침략이며 민족정신의 말살이라고 하겠다.
오리는 바로 우리가 모시는 삼신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삼신은 바로 이 세상을 창조하신 창조의 신으로 우리 민족이 이 세상의 적손으로 바로 주인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느 분인지 모르지만 나무에 관한 글을 참고로 하여 쓴 글입니다. 그분께 감사드립니다. > 

출처 : 조성제의 무속이야기와 칼럼
글쓴이 : 삼신할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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