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백석 시

대봉산 2014. 8. 20. 22:50

백석/나와 나타샤와 흰당나귀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혼자 쓸쓸히 앉아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흰당나귀를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이(뱁새)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오막살이)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는 아니 올리 없다

 

언제 벌써 내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 한다

산골로 가는것은 세상한테 지는것이 아니다

세상같은 건 더러워 내가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흰당나귀는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좋은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태주의 "강아지풀에게 인사"  (0) 2014.09.02
나태주의 "추억"  (0) 2014.09.02
추어탕을 먹는 오후  (0) 2014.07.09
몽혼  (0) 2014.06.03
김용택 시인의 먼산  (0) 2014.06.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