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이론으로 유명한 물리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 내 지구상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꿀벌의 존재는 꿀의 생산,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는 역설이다. 인간의 주요 먹거리인 과일·채소류 대부분이 꿀벌을 매개로 수분을 한다. 꿀벌이 소, 돼지에 이어 세 번째로 중요한 가축으로 꼽히는 이유다. 그런데 2006년부터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꿀벌들이 대량으로 죽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년 동안 미국 내 벌의 44%가 사라졌으며 특히 겨울철에 28%의 벌이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겨울철 벌 폐사율은 17% 안팎인 것에 비하면 심각한 수치다. 유럽의 경우 지난해 말 기준으로 50년 전보다 개체 수가 37%나 감소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40% 이상이 멸종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벌의 사망 원인은 다양하지만 농약 사용을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한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네오니코티노이드 성분을 꿀벌 폐사의 범인으로 본다. 네오니코티노이드가 들어간 살충제는 다른 제품보다 독성이 덜하다는 이유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쓰인다. 이 성분을 묻힌 씨앗을 심으면 나중에 다시 농약을 칠 필요도 없다. 때문에 한국도 상당히 많은 양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금지하고 있는 곳은 유럽연합(EU)뿐이다.
이런 가운데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의대, 레겐부르크대 병리학연구소, 괴테대 공동연구진은 네오니코티노이드가 소량으로 존재하더라도 꿀벌에게는 치명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연구진은 실험실에 꿀벌을 넣어 놓고 농도별로 네오니코티노이드를 주입시킨 뒤 매우 적은 양으로도 단 한 번에 꿀벌의 신경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것을 확인했다. 지금까지는 사람이 니코틴에 중독되듯이 네오니코티노이드가 꿀벌 체내에 누적되면서 문제를 일으킨다고만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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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오니코티노이드에 노출돼 신경계 손상을 입은 벌꿀은 방향감각을 잃는다. 마치 사람이 만취해 운전하는 것과 같은 영향이지만, 꿀벌에게 더 위협적인 것은 집을 찾지 못해 끝없이 비행하다가 죽거나, 다른 벌통에 들어가 공격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성분은 꿀벌이 생산하는 꿀의 품질을 저하시키기도 한다.
이그나츠 베슬러 요하네스 구텐베르크대 의대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네오니코티노이드가 폐사 원인인가에 대한 논쟁에 쐐기를 박을 만한 결정적 증거를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면서 “이 성분이 들어간 살충제 사용을 금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이 발행하는 기초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24일자에 담겼다.
2016.06.27일 서울신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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