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술을 따르는 것에서 유래한 말

대봉산 2016. 6. 23. 13:26

술에  관한 예시조 모음


정태화

술을 취케 먹고 두렷이 앉았으니

억만 시름이 가노라 하직한다

아이야 잔가득 부어라 시름 전송하리라


술을 취하게 마시고 여럿이 둥글게 앉아 있으니

억만가지의 근심이 다

"나는 가겠습니다"하고 하직을 하는구나

아이야 내 잔에 술을 가득 부어라

떠나가는 억만가지 근심걱정에게 술이나 대접하려한다.


정철

한잔 먹세그려 또 한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정보

꽃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하네
언제면 꽃 아래 벗 데리고 완월장취 하려뇨


김천택

엊그제 덜 괸 술을 질동이에 가득 붓고
설 데친 무우 나물 청국장 끼쳐 내니
세상에 육식자들이 이 맛을 어이 알리요 

이상우
주인이 술 부으니 객을랑 노래하소
한잔 술 한 곡조씩 새도록 즐기다가
새거든 새 술 새 노래를 이어 놀려 하노라



작자미상

앞 내에 고기 낚고 뒷 매에 산채 캐어
아침밥 좋이 먹고 초당에 누웠으니
지어미 잠깨워 이르되 술맛 보라 하더라



김육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소

내 집에 꽃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옴세

백년 덧시름 잊을일 의논코자 하노라



술을 따르는 것에서 유래한 말

1)수작질의 어원

술을 마시며 잔을 주고받는 것을 수작(酬酌)이라고 한다.

수작은 잔을 돌리며 친해보자는 뜻이고,

허튼수작하지마라너하고 친할 생각이 없다는 뜻

 

2)짐작

도자기병에 담긴 술은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

병을 기울여 천천히 술을 따른다. 이것이 짐작(斟酌)이다.

()주저하다 , 머뭇거리다란 뜻이 있다.

따라서 짐작은 미리 어림잡는 것이다.

 

3)작정

무슨 일을 할 때는 우선 속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이것이 작정이다.

작정(酌定)이란,

원래 따르는 술의 양을 정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

 

4)무작정(無酌定)

술을 따르다 보면 잔이 넘친다.

무성의 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무례한 짓이 될 수 있다.

 

5)참작(參酌)

술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마구잡이로 술을 권할 수는 없다.

나는 가득 받고, 벗에게는 절반만 따라주거나 해야 알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주량을 헤아려 참작(參酌)이다.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정상 참작해, 작량감경(酌量減輕)라는 말을 쓰는 것도

술을 따르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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