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관한 예시조 모음
정태화
술을 취케 먹고 두렷이 앉았으니
억만 시름이 가노라 하직한다
아이야 잔가득 부어라 시름 전송하리라
술을 취하게 마시고 여럿이 둥글게 앉아 있으니
억만가지의 근심이 다
"나는 가겠습니다"하고 하직을 하는구나
아이야 내 잔에 술을 가득 부어라
떠나가는 억만가지 근심걱정에게 술이나 대접하려한다.
정철
한잔 먹세그려 또 한잔 먹세그려
꽃 꺾어 산 놓고 무진무진 먹세그려
이정보
꽃피면 달 생각하고 달 밝으면 술 생각하고
꽃피자 달 밝자 술 얻으면 벗 생각하네
언제면 꽃 아래 벗 데리고 완월장취 하려뇨
김천택
엊그제 덜 괸 술을 질동이에 가득 붓고
설 데친 무우 나물 청국장 끼쳐 내니
세상에 육식자들이 이 맛을 어이 알리요
이상우
주인이 술 부으니 객을랑 노래하소
한잔 술 한 곡조씩 새도록 즐기다가
새거든 새 술 새 노래를 이어 놀려 하노라
작자미상
앞 내에 고기 낚고 뒷 매에 산채 캐어
아침밥 좋이 먹고 초당에 누웠으니
지어미 잠깨워 이르되 술맛 보라 하더라
김육
자네 집에 술 익거든 부디 날 부르시소
내 집에 꽃피거든 나도 자네 청하옴세
백년 덧시름 잊을일 의논코자 하노라
술을 따르는 것에서 유래한 말
1)수작질의 어원
술을 마시며 잔을 주고받는 것을 수작(酬酌)이라고 한다.
수작은 “잔을 돌리며 친해보자“는 뜻이고,
“허튼수작하지마라“는 ”너하고 친할 생각이 없다“는 뜻
2)짐작
도자기병에 담긴 술은 그 양을 가늠하기 어렵다.
병을 기울여 천천히 술을 따른다. 이것이 짐작(斟酌)이다.
짐(斟)은 “주저하다 , 머뭇거리다“란 뜻이 있다.
따라서 짐작은 미리 어림잡는 것이다.
3)작정
무슨 일을 할 때는 우선 속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를 생각한다.
이것이 작정이다.
작정(酌定)이란,
원래 “따르는 술의 양을 정한다”는 뜻에서 나온 말
4)무작정(無酌定)
술을 따르다 보면 잔이 넘친다.
무성의 하고 상대방을 무시하는 무례한 짓이 될 수 있다.
5)참작(參酌)
술을 못하는 사람이라면 마구잡이로 술을 권할 수는 없다.
나는 가득 받고, 벗에게는 절반만 따라주거나 해야 알 것이다.
이처럼 상대방의 주량을 헤아려 참작(參酌)이다.
판사가 형량을 정할 때 정상 참작해, 작량감경(酌量減輕)라는 말을 쓰는 것도
술을 따르는 것에서 유래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