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나무)

오리나무

대봉산 2015. 9. 14. 15:43

5리마다 길을 알려주어 ‘오리나무’
한방 약으로 쓰이기도…대신 꽃가루 알러지 조심

오리나무 :자작나무과로 낙엽 지는 큰키나무이다. 잎은 어긋나고 바소꼴의 달걀모양 또는 바소꼴이며 양면에 광택이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3~4월에 잎보다 먼저 피고 단성이며 미상꽃차례에 달린다. 수꽃은 수꽃이삭에 달리며 각 포에 3~4개씩 들어있고 화피갈래조각과 수술은 4개씩이다. 과수(果穗)는 10월에 성숙되며 2∼6개씩 달리고 긴 달걀모양이며 솔방울같이 보인다.


 


옛날에는 요즘처럼 거리를 알려주는 표시가 없어서 대략 5리마다 이 나무를 심어 이정표로 삼았다고 하여 오리나무란 이름으로 불렸다. 그러나 어디에도 그 기록은 없다 하나, 오래전부터 전해오는 나무타령에도 ‘십 리 절반 오리나무’, ‘사방팔방 오리나무’라고 하니 그런가보다. 오리나무를 가까이 심은 이유 중의 하나는 굵은 목재는 아니지만 목질이 치밀하고 단단하여 여러 용도로 요긴하게 쓰여 논이나 밭둑에 몇 그루씩 심어 두는 풍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리나무로는 가지를 엮어 볏단을 걸어 말리는 도가나 지팡이, 지게, 연장 자루, 나막신, 그릇 등 여러 가지를 만들어 썼으며, 또 오리나무의 숯은 화약의 원료가 되기도 하고 대장간의 숯불로도 중요하게 여겨졌다. 그 외에도 오리나무는 물감나무라는 별명도 있는데, 이 나무를 삶으면 붉은색, 수피에서는 다갈색, 열매와 논의 개흙을 섞으면 검은 물이 들었다고 하는데, 이는 수피나 열매에 타닌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어망이나 물고기를 잡는 도구인 반두라는 기구에는 꼭 이 물을 들였다고 한다. 일본의 아이누 족들은 오리나무 껍질에 상처를 내면 빨간 피가 나오기 때문에 오리나무를 ‘게네’ 즉 ‘피나무’라고 부르고 섬유를 붉게 염색했다고 한다. 동해에 접해 있는 어떤 민족은 바다에 나갈 때 오리나무로 만든 목패를 가지고 나갔는데, 이는 이 붉은 목패를 보고 물고기들이 많이 모여들기 때문이었는데, 돌아올 때는 바다에 던져 바다의 신에게 무사귀환을 비는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오리나무는 약으로도 쓰인다. 한방에서는 가을철 잎이 떨어지기 전에 열매를 따서 약으로 쓰는데, 지사제나 위장에 질병이 있을 때 처방하며, 민간에서는 껍질을 달여 산후에 피를 멎게 하거나 위장병, 눈병, 류머티즘, 후두염 등에 쓴다고 한다. 또 봄철에 달리는 수꽃의 화서는 폐렴에 좋다고 한다. 그러나 이 수꽃의 꽃가루는 꽃가루 알러지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근래에 와서는 학자들의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는데, 오리나무에는 공중의 질소를 식물이 직접 양분으로 이용할 수 있게 바꾸어 주는 근류균이 공생하므로 스스로 땅속에서 양분을 만들어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랄 뿐 아니라 토양자체를 비옥하게 하는 비료목으로서의 기능이 주목받아 공생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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