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 미
수개미들의 정액으로 여왕개미의 지정낭이 가득찬다.
여왕개미는 그날 하루에 비축한 정액으로 15년동안알을 낳을 수있다.
일반적으로 도시 한곳에서 여왕개미(암개미) 2천마리가 날아 오르면
그 중에서 시련을 이겨내고 새로운 도시를 건설하는데 성공하는 암개미는
겨우 한마리나 두마리 뿐이다. 살아남은 암개미에게도 시련은 여전히 남아 있다.
그것도 산란이라는 가장 혹독한 시련이 남아 있다.
여왕개미(암개미)는 적들로부터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땅속에 들어가 몸을 반쯤 숨긴다.
그러나, 그렇게 꼼짝 않고 있으면, 먹이를 구할수가 없다.
그래서 여왕개미는 우선 아무 쓸모가 없게 된 제 날개부터 먹어 치운다.
그 다음에는 주위에 널려 있는 먹을 거리를 모조리 삼켜 버린다.
이제 더 이상 먹을것이 없으니 어쩔수 없이 다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그 해결책이란 바로 제가 낳은 알을 먹는 것이다.
여왕개미는 알 하나를 낳고는 당장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그리고 다른 알들을
낳기 위해 그것을 먹는다. 그때부터 으스스한 산술이 시작된다.
여왕개미는 알 세개를 낳아 그중 둘은 먹고, 하나를 키운다.
나중에 그것을 마저 먹고 다시 알 세개를 낳는다. 그 중 세번째 알은 좀 더 오랫동안 남겨 둔다.
그러기를 몇차례 되풀이 한 뒤에 마침내 개미 한마리가 알을 깨고 나온다.
그 개미는 갸날프고 허약하지만 구멍을 빠져 나가 밖에서 먹이를 날라 올수 있다.
그럼으로써 여왕개미는 더이상 알을 먹지 않아도 된다.
그 개미가 날라다 준 먹이를 먹고 여왕개미는 마침내 품종이 우수한 알들을 낳기 시작한다.
그 알들이 부화함으로써 제 1세대(정상적인)시민들이 출현한다.
그들의 첫 임무는 여왕을 먹여 살린 허약한 무녀리 개미를 죽이는 일이다.
그럼으로써 여왕개미가 알을 먹었던 고통스런 과거가 깡그리 잊혀진다.
도시를 태어나게 한 최초의 개미를 주거임으로써 개미사회 식의의
관습으로 얼룩진 더러운 역사를 씻고 새롭게 출발한다.
입맞춤
최초의 입맞춤은 기원전 3백년경 로마인들이 생각해 냈다고 한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그것은 개미들의 영양교환을 모방한것에 지나지 않는다.
영양교환은 고결한 관용의 행위다. 개미들의 뱃속에는 사회위(社會胃)라는
제2의 위가 있다. 그 위에는 먹이가 소화되지 않고 갈무리될 뿐이다.
그 먹이는 구걸하는 개미를 위한 것이다. 그러면 영양교환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굶주린 개미가 다른 개미를 찾아가 영양교환을 요구 하기만 하면 된다.
그러면 요구를 받은 개미는 자기 입을 구걸하는 개미의 입에 갖다 대고 ,사회위에
갈무리된 먹이를 되올려 준다.
- 베르나르 베르베르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