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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꾀와 재치를 나타내는 원숭이

대봉산 2015. 9. 19. 10:34

 

 

꾀와 재치를 나타내는 원숭이


원숭이는 양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에 살지 않는 동물이다. 원숭이가 문헌에 기록된 예는 <삼국유사> 원종흥법조가 유일한데, 중국에 사신으로 다녀오거나, 외국 사신들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들어 온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궁궐에서 애완동물로 키웠을 가능성이 많으며, 고려시대에는 인장의 손잡이로 원숭이를 청자로 만들어 사용하였다.

원숭이는 우리말로 ‘잔나비’ 또는 ‘잰나비’라고 부르는데, 이 말은 원숭이를 한자로 ‘원猿’으로 부르지만 <훈민정음>에는 ‘납’으로 표기되어 있다. 잔나비는 원숭이가 잽싸고 빠르기 때문에 납이 나비로 변하여 ‘잔나비’로 부르게 되었다. 이 ‘잔나비’란 이름은 빠르다는 면도 있지만 자질구레한 이미지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원숭이의 재치와 꾀는 이리와 여우의 고기 다툼을 해결해 주는 이야기에서 증명되고 있다.

원숭이가 사람의 은혜를 갚을 줄 아는 동물로도 전해지는데, 충남 부여군 조촌면 소사리에 원숭이 못이 있다. 이 못은 자기(원숭이)를 길러 준 포수의 아이가 화상을 입자 그 화상을 낫게 해주기 위하여 목욕을 시킨 못으로 약수로 된 못이라고 한다.

그와 반대로 원숭이는 욕심이 많은 동물, 재수가 없는 동물 등으로 더 많이 민간에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봉산탈춤> 4과장에 노장과 신장수가 등장하면서 원숭이도 함께 나온다. 여기서의 원숭이는 집안의 수호신으로 벽사의 의미를 띄고 있다.

원숭이를 나타내는 한자어는 <원猿>자 이외에도 <저狙> <유狖> <융狨> <노猱> 등 14가지나 된다. 또 원숭이와 관련된 약재는 진귀한 것으로 유명하다. 원숭이 뱃속에 생기는 결석을 후자라고 하며, 원숭이 고기를 소금에 절인 미후자, 그리고 난초 향기가 나는 차로 마시면 정신이 맑아진다는 후괴다猴魁茶 등이 있다.

세시풍속에는 새해 첫 신일申日을 원숭이 날이라고 하는데 상신일上申日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상신일은 일손을 쉬고 놀며, 특히 칼질을 하면 손을 벤다고 하여 삼간다. 또 여자보다 남자가 먼저 일어나서 문밖에 나가고, 비를 들고 부엌의 네 귀퉁이를 쓴 후 다시 마당 네 귀퉁이를 쓴다. 이 날만은 부엌에 귀신이 있다고 해서 남자가 먼저 부엌에 들어가기도 한다.

제주도에서는 납날이라고 하여 이 날은 나무를 자르지 않는다고 한다. 원숭이날에 나무를 자르게 되면, 그 나무는 목재 사용 시 좀이 많이 든다고 한다.

경남에서는 첫 원숭이날을 뿐만 아니라 원숭이날에는 사람날이라고 하여 원숭이라는 말을 입에 담지도 않는다고 한다. 원숭이라는 소리를 입에 담으면 그날 재수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그날 불가피하게 원숭이란 말을 입에 담아야 할 경우 ‘잔나비’ 혹은 ‘잰나비’라고 바꾸어 말한다. 이러한 풍속 때문에 일부 무교인과 역학인들도 원숭이날에는 굿이나 치성을 드리면 효과가 없다고 하여 기피한다고 한다.  

원숭이 띠는 쥐띠와 용띠, 그리고 뱀띠와는 잘 맞아 결혼이나 동업을 하여도 좋다고 한다. 그러나 토끼띠와는 서로 미워하고, 호랑이띠와는 사사건건 부딪치니 조심하여야 한다.

도교에서는 경신庚申날 기도를 올리면 신통한 기운을 얻는다고 하여 일 년에 6번이 돌아오는 육경신일에 밤새워 기도드리기를 하는데, 이 날 밤을 새우기가 다른 날 보다 더욱 힘들어 밤을 샐 수 없다고들 한다.

원숭이는 고독과 외로움의 상징으로도 나타나기도 하지만 시간과 방위의 수호신으로 나타나기도 하여 세화歲畵로도 자주 등장한다. 

중국에는 큰 원숭이가 작은 원숭이를 무동을 태우는 그림 <비비봉후 輩輩封猴>가 있는데, 이것은 대대로 높은 벼슬을 하라는 의미이다. 또 원숭이가 복숭아를 선사하는 <후자헌도猴子獻桃> 는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라고 한다. 

 원숭이는 총명하고 재주가 있는 사람에 비유되거나 숭고한 모성애로 표현되기도 한다. 반면에 원숭이도 나무에 떨어질 때가 있듯이 실수   〮경솔   〮만용   〮흉내 또는 장난꾸러기 등을 상징하기도 한다.

출처 : 삼신할미 조성제의 무속이야기와 칼럼
글쓴이 : 삼신할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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