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초상

대봉산 2013. 6. 6. 20:17

 

 

초상(肖像)

 

 

                                                     -  조병화 -

 내가 맨처음 그대를 보았을 땐

세상에 아름다운 사람도 있구나 생각했지요.

 

두번째 그대를 보았을땐

사랑하고 싶어졌지요.

 

번화한 거리에 내가 다시 그대를 보았을땐

남 모르게 호사스런 고독을 느꼈지요.

 

그리하여 마지막 내가 그대를 만났을땐

아주 잊어 버리자고 슬퍼하며

미친듯이 바다 기슭을 다름질쳐 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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