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꽃)

돼지풀

대봉산 2011. 9. 8. 22:03

 



돼지풀

줄기: 한해살이로 4월경에 발아하고, 바로 서서 자라며, 전체에 부드러운 털이 있다.

: 줄기 하부에서 마주나며(對生), 상부에는 어긋난다(互生). 2회 우상복엽(羽狀複葉)이며, 앞면은 짙은 녹색이고, 뒷면은 잿빛이 나며 연한 털이 있다.

: 8~9월에 암수한그루(雌雄同株)로 이삭 모양으로 피며, 수꽃 두화(頭花)는 총상(總狀)으로 아래를 향해 여러 개가 피고, 대량의 황색 꽃가루를 생산한다. 암꽃 두화는 암꽃 1개로 이루어지고 꽃차례 아랫부분에 몇 개가 난다.

열매: 여윈열매(瘦果)로 단단한 껍질이 있으며, 여왕의 왕관 형태를 한다.

염색체수: 2n=36


생태분류

서식처 : 길가, 빈터, 황무지, 밭 경작지 주변 등, 양지, 약건(弱乾)~적습(適濕)
수평분포: 전국 분포
수직분포: 구릉지대 이하
식생지리:냉온대~아열대(신귀화식물), 전 세계(북미 원산)
식생형:터주식생(쓰레기터식물군락)
종보존등급: [V] 비감시대상종

 

 

도시의 후미진 곳에서 쑥 잎을 닮은 들풀은 얼추 돼지풀이다. 종소명 알테미시폴리(artemisiifolia)쑥 닮은 잎이라는 뜻의 라틴어다. 돼지풀은 이웃 식물의 발아와 생육을 저해하는 생화학적 타감효과(他感效果, alleropathy)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다른 식물종을 배척하고 종종 단순 우점하는 무리를 만든다. 농촌이나 도시를 가리지 않고 우리나라 전역에서 가장 흔하게 분포하는 신귀화식물(Neophyten)이다.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겨우 30여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국에 살지 않는 곳이 없다. 가끔 산꼭대기에서도 만난다. 그런 경우는 분명 땅이 지저분하다는 뜻이다.

식물사회학적으로 진개(塵芥)식물군락 즉 쓰레기터식생의 진단종이다. 오늘날 동북아 전역에서 특히 인간의 손길이 닿은 곳이라면 분포하지 않는 곳이 없다. 일본에서는 메이지(1880년대) 후반에 귀화했고, 영어명(hogweed)에서 부다쿠사(豚草)라고 부른다.그런데 돼지풀의 영명은 ragweed가 일반적인데, 초라하고 낡은 잡초란 뜻이다. 한글명 돼지풀은 일본명을 번역한 것이다.

돼지풀은 전형적인 단일식물(short-dayplant), 화아(花芽)를 형성하는데 장시간의 태양광선을 요구하지 않는다. 짧은 일조 시간만으로도 충분하다. 그 만큼 생태적 서식조건의 범위가 넓다는 의미다. 척박하고, 가뭄을 잘 견뎌내는 성질도 그런 폭넓은 분포에 한 몫을 한다. 단지 그늘진 숲속이나 계곡과 같이 생태계가 잘 보존된 장소에서는 전혀 살지 않는다.

돼지풀과 그 잎 모양 및 식물체 크기에서 전혀 다른 단풍잎돼지풀(Ambrosiatrifida)이라는 신귀화식물은 주로 농촌지역이나 하천부지에서 산다. 밀원식물이라면서 양봉을 위해 농촌지역 여기저기에다가 일부러 종자를 뿌려서 큰 군락을 만들고 있다. 단풍잎돼지풀은 돼지풀처럼 도시화산업화된 황무지나 쓰레기매립장 같은 곳에는 드물고, 보다 농촌적인 전원 환경에서 주로 관찰된다. 상대적으로 대륙성기후환경에서는 돼지풀이, 해양성기후환경에서는 단풍잎돼지풀이 흔하다는 뜻이다.

돼지풀은 늦여름에서 초가을에 걸쳐 대량으로 생산되는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 화분병을 일으킨다. 그래서 제거되어야 할 유해 외래생물종으로 지정된 바 있다. 하지만 근본적인 제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들이 번성할만한 서식처의 환경이나 기회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대책이다. 궁여지책이지만 꽃 피기 전인 늦은 봄을 넘기기 전에 뿌리째로 뽑아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단풍잎돼지풀의 잎 모양과 꽃차례

돼지풀의 풍부한 꽃가루와 수많은 종자 그리고 부드러운 식물체는 온갖 야생생물종, 특히 수많은 곤충들의 식량이고, 삶의 터전을 비옥하게도 하는 자양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대형 초식동물들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잎이 너무 쓰기 때문에 먹을 수가 없다. 그런 까닭에서인지 역설적으로 신을 위한 식량이라는 뜻의 희랍어μβροσία)로부터 속명 암브로시아(Ambrosia)가 유래한다. ‘신으로부터 허락받은 자들을 위한 식량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나무 위에 살던 영장류가 땅 위로 내려오는데 결정적으로 도움을 준 야생동물은 뱀(사탄)을 먹어치우는 멧돼지이고, 그래서 두 발로 걷는 인간으로의 진화는 촉진되었는데, 마침내 고대 인류사회에서 돼지는 곧 힘과 부의 상징적 존재가 되는 인류 문화사적 일화(anecdotalclaim)와 그 맥을 같이 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결코 죽지 않는다는 의미의 희랍어(άμβροτος, ambrosius)에도 잇닿아 있다. 유해한 잡초라지만, 돼지풀을 결코 완전히 제거할 수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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